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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사람들

안동댐과 사람들 사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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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으로 인해 바닥이 드러난 안동댐으로 동이 트기 시작한다.
고요한 아침. 주변 산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이 어느 새 목을 축이고 갔는지 조용히 발자국만 남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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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리로 가는 버스안, 대부분의 손님은 할아버지, 할머니.
벨을 누르지 않아도 버스는 정류장이 따로 없는 시골길에 이 분들이 내려야 할 곳을 정확히 안다.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 장바구니가 한 손, 이야기 꽃이 한 입 가득하다. 늙은 이들이 가득한 버스 안이지만 웃음소리는 어린아이들 보다 생기있고 힘차며 명랑하다.

세월만큼 깊게 패인 주름이 노부부의 삶을 귀띔해 주고, 학교수업이 아직은 힘에겨워 집으로 가는 길 버스로 드는 볕에 고이 잠든 아이와 멀리 메마른 안동댐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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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4월.

하류지역의 농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부근 대도시와 공업단지에 생, 공용수를 공급하여 식량증산과 산업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안동댐 건설에 착공하였다.


5년 6개월만인 1977년 5월 따듯한 날에 본 댐을 준공하여, 지금껏 제 역할을 해 온 셈이다.


하지만 30년이 넘는 해를 넘기면서도 수몰민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제는 아련한 옛 이야기가 되어 댐의 물 깊이 만큼이나 깊고 조용하게 어느 늙은이의 가슴 속에 묻혀 있었을 터인데,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댐의 바닥이 들어나자 그 옛날 길이 눈에 들어온다.


예안면 서부리.

댐 건설로 인한 수몰 전까지 300가구의 1700여명의 주민들이 살던 예안은 그 후 북쪽으로 200m 지점의 구릉지에 이주단지를 조성하여 지금의 서부리를 이루게 되었다.

갈라진 댐 바닥과 함께 사람들이 다니던 미루나무길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 땅에 나서 자라났던 집과 논밭들, 추억서린 담벼락들을 물 속 깊이 묻어야 했던 그 당시 사람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수 십 년이 지난 오늘도 변함없이 더 나은 삶, 더 안락한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국토 이 곳 저 곳에선 한참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도시재정비, 새만금 간척, 4대강 정비로 포장한 대운하,  


거대한 자연 앞에서 눈앞의 이익만을 쫓는 개발이 아닌, 진정으로 인간을 위함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할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