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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빼앗긴 광장, 짓밟힌 공론의 장

5월 30일, 이날은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다음날이었다.
경찰은 노제 때 잠깐 돌려줬던 시청광장을 다시 봉쇄했다.
광장을 빼앗긴 국민들은 분향소가 차려져 있는 덕수궁 대한문 앞으로 모였다.
하지만 이 분향소 마저 아침에 경찰에 의해 짓밟혀 있었다.



시청, 막혔다.


"막아?"  "막아!!"

이곳은 도로도 아니오. 무기를 든 것도 아니오. 밖으로 올라가다가 막혔다.


가던 길 막아놓고, 지하에 가두고, 전투경찰을 투입시킨다.

방패의 날을 세운다.

이것의 정부의 전직대통령에 대한 예우란다.

군홧발에 영정이 밟혔다.

이곳은 아름다워야 한다. 분향소를 찾는 시민의 발은 끊이지 않았다.

다시 어린 학생들이 나섰다. 세상의 모순을 그 누구보다도 잘 느끼고 있을테다.

한 시민 사람들 다치지 않게 조심히 해달라고 간곡한 목소리로 '부탁'을 했다.

"쟤 잡아." "누구?" "쟤!!" 그러자 바로 연행을 해갔다.

정말 무서운 세상이다.

분향소를 지키자. 시민 자원봉사자들이 인간보호벽을 만들었다.

그리고 경찰들을 향해 울면서 소리쳤다. "제발 이 앞에서는 그러지 말아주세요!"

다시 촛불이 어둠을 밝혔다.

시청광장을 빼앗긴 국민들에게 덕수궁 대한문 앞은 새로운 '광장'이 됐다.

좁지만, 그래서 더 '함께'일 수 있었다.

어린 학생...늠름하다.

경찰들과 바로 앞에서 마주하고 있는 이들은

교복을 입은 어린 학생들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일반 시민들이 자리를 지켰다.

한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불법채증을 하는 경찰의 카메라를 향해 열심히 포즈를 취했다.

"원래 제 꿈이 연예인이었어요!! 저 예쁘게 찍어주세요!!" 

거창한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민주적 권리수호...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광장이 저 곳에 있는데...

이것이 경찰에게 무기라면 무기일까?

 

 

다시 촛불이 일어나고 있다.

작년 처럼, 집에 있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왔다.

'자, 이제 정리하고 갑시다!'라고 말하는 '리더'가 없다

그래서 그 촛불은 끝없이, 밤새도록 이어졌다.